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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가을 불청객' 은행열매 악취 원천봉쇄한다…2022년까지 암은행나무 가로수 3600그루 전량 교체

【경기경제신문】수원시에서 가을철 도로변 악취의 주범 은행열매를 맺는 암은행나무가 완전히 사라진다.



수원시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예산 36억 원을 투입해 관내 가로수용 은행나무 가운데 열매를 맺는 암나무 3600여 그루를 전량 다른 수종으로 교체한다.


매년 가을 빈발하는 은행열매 관련 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수천 그루에 이르는 가로수용 암은행나무를 일괄해서 제거하는 것은 수원시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이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시에 접수된 가로수 관련 각종 민원 749건 중 은행열매로 인한 민원은 89건(11.8%)으로, 은행열매 관련 민원이 9~11월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또 2016년 1년간 민원건수(71건)를 이미 넘어서는 등 해마다 20%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아울러 은행열매 인력 수거, 결실방지를 위한 약제 처리, 도로·보도블럭 물청소 등 은행열매를 처리하는 데 해마다 수천만 원의 예산이 들어가고 있지만, 인력·예산 부족으로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관계자는 “최근 공해, 가뭄 등으로 인한 은행나무 생육 악화로 열매 크기가 작아져 상품가치도 떨어진다”며 “열매를 선별·가공해 상품화하기도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가 추진하는 암은행나무 수종 교체작업에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은행나무 800그루에 8억 원씩, 2022년에는 400그루에 4억 원이 투입된다. 1그루당 100만 원 꼴이다.


수종 교체작업은 은행열매 악취 민원 다발 지역, 버스정류장·택시승강장·지하철입구 등 주요 대중교통 이용구간, 주민 통행이 잦은 주택 밀집지역 등에서 우선적으로 진행된다. 시는 암은행나무가 위치한 지역 특성에 맞춰 적절한 수종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전체 암은행나무가 교체될 때까지 은행열매 결실을 방지하는 약제 처리(매년 4~5월), 은행열매 자연 낙과 전 조기 제거(8~9월) 등 단기대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공원녹지사업소 관계자는 “가을만 되면 담당부서 직원 모두가 은행열매 처리에 매달려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번 사업을 빈틈없이 추진해 우리 시에서 은행열매로 인한 시민 피해가 완전히 사라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 전체 가로수 7만 1412그루 가운데 은행나무는 1만 2476그루, 그중 열매를 맺는 암나무는 28.9%인 3600여 그루다. 은행나무는 공해에 잘 견디는 등 도심 적응성이 강하고 은행잎 등으로 도시 미관에도 좋아 한때 가로수 수종으로 각광받았지만, 최근에는 열매로 인한 악취와 도로 청결유지의 어려움 때문에 도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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