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민선5기 3주년 기념책자
- 매 파트 분야별로 시장의 사진과 어록 설명
- 단 한 줄의 자기반성 없는 염태영 시장 화보집
수원 민선 5기 시정성과를 알리기 위해 수원시가 만들어 낸 책 '휴먼시티 수원'의 총 제작부수는 7,000부 이다. 주 배부 처는 구청, 동사무소, 통반장 사무실, 그리고 수원시 유관기관 및 수원시내 학교 행정실로 밝혀졌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얼굴로 시작해 거의 얼굴로 끝나다 시피 한 이 책의 네 번째 파트는 '편리한 교통과 도시재생' 분야다. 도시재생 분야는 총 6페이지 이며, 사용된 18장의 사진 중, 8장이 염태영 시장의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다.
장을 보면 수원시가 kt 금호와 카쉐어링 계약을 했을 당시의 사진과 함께 지난 2012년 1월 염 시장의 '열린대화 방문당시'의 어록이 실려 있다. 이런 구조 즉 염 시장의 얼굴 큰 사진과 사진설명 대신 어록을 삽입하는 구조는 이 책의 마지막 파트까지 되어 있다.
아무리 선거법상 일 년에 한 번, 시장의 얼굴이 들어간 홍보물을 제작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 책의 발행 목적이 시정성과를 알리기 위한 것인지 염태영 수원시장의 어록을 사진과 함께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 혼란스럽다.
도시재생과 관련한 팔달구청사 건립에 대해 이 책은 조감도를 게재하고 "시민 중심의 팔달구청을 건립해 시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글귀를 달아놓았다.
구청사 이전과 관련, 수원시민들에게 단 한 번의 의견조차 물어보지 않았으며, 시민들의 대표격인 시의원들에게 동의조차 구하지 않은 팔달구청사 조감도는 책에 실려 있다. 아직도 구청사 이전에 대한 반대의견은 존재하고, 일부 공무원도 어이가 없는 결정이라며 조소를 보내고 있음을 이 책만 모르고 있다.
다섯 번째 파트인 '앞서가는 행정' 첫 페이지 역시 염 시장의 사진과 함께 어록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두 번째 페이지로 넘어가면 수원시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올린 신문을 삽입해 수원시의 재정이 감소했다는 홍보를 하고 있다.
여섯 번째 파트인 '글로벌 교육도시'로 넘어가도 염 시장의 사진과 어록을 중심으로 평생학습관 건립 및 아토피특성화 학교 MOU 체결 및 운영에 대한 간략한 사진 소개가 실려 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수원시가 수원 남창초등학교를 아토피특성화 학교로 전환하면서 쏟아 부은 예산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전체 학급수가 6학급인 남창초등학교는 교육법상 통폐합 대상 학교이다. 이 학교의 리모델링비용과 진입로 보강공사를 위해 들어간 예산은 30억이 넘는다고 한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이 학교의 진입로와 연결된 대리석 도로는 남창초에 갈 수 있는 주 도로이다. 수원시가 시설한 대리석 도로는 겨울에는 어른, 아이 모두에게 특급 빙판길을 제공하며, 노인들에게는 관절염, 넘어졌을 경우에는 크게 다치는 위험한 도로라는 것은 살짝 숨기고 있다.
특히 대리석 도로를 만들기 위해 시멘트를 10cm 이상 바닥에 깔아 흙과의 교류를 완전히 끊어 버린 학교와의 연결도로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도 소개되어 있지는 않다. 이와 함께 저소득층의 이용이 미비한 광교신도시 청소년 수련관 소개와 리모델링 2년 만에 비가 세는 수원시 평생학습관 소개도 함께 하고 있다.
복지 분야로 넘어가도 첫 페이지도 역시 어록과 사진이다. 특이하게 복지 분야에서는 ‘장기용양센터 운영, 다문화 축제, 여성친화도시지정, 아리러브맘 카페 개원, 싱글우먼하우스 케어 협약’ 등 김문수 경기지사가 주도한 시스템에 염 시장 사진이 지나치게 짧게 소개되어 있다.
그도 그럴 만 한 것이 수원시는 민선5기 들어 대형 사고들이 많이 터졌다. ‘오원춘 살인사건, 묻지 마 칼부림’등 굵직한 사고들이 늘어나 '안전도시 신화'는 무너진 지 오래된 것을 반영하는 듯 했다.
이 짧은 네 장의 복지페이지는 수원시가 복지 분야에 있어 시스템적인 문제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음을 시인한 셈이 됐다. 여성복지의 가장 중요한 일자리의 연속성,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노력, 수원시 각과에서 고용하고 하는 있는 단기계약직의 무기직 전환이 없었음을 이 책은 간접시인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단기계약직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또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린 오원춘 살인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나서야 마련된 ‘싱글우먼하우스 케어’협약사진도 자랑스럽게 실려 있지만 결코 자랑스러운 일은 못 된다는 지적이다.
문화를 소재하는 42 페이지는 이 책에서 유일하게 시작 부분에서 염 시장의 얼굴사진이 빠진 페이지 이다. 그러나 어록은 역시 설명과 함께 실려 있다.
문화면을 보면 수원천을 절단해 상류와 하류의 교류를 막아버린 남수문, 팔달문 중건, 해마다 실패를 경험하고 있는 국제연극제 등의 사진이 실려 있다.
시정 소개 마지막분야인 '소통과 행정'으로 가면 염 시장이 수원-화성-오산 통합 실패, 농수산물센터 이전 실패, 광교신도시개발이익금 수원화성낙후지역 투자 실패, 행정의 연속을 거부한 슬로건 교체사업 예산 낭비, 공청회 없었던 구청사 이전, 전임시장이 개척한 캄보디아 수원학교에 대한, 정말로 시민이 궁금해왔던 것은 한 줄도 없고 오직 염 시장과 알 만한 사람들의 대화가 있었다는 화보만이 책을 장식하며 마감을 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민선5기 수원시의 수장인 염태영 시장을 위해 매 파트마다 사진과 어록을 실어가며 만들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든 책이다.
시 정책기획과에서 만든 이 책이 수원시정을 올바르게 소개했다고 보는 사람은 드물다. 단지 염 시장을 위한 화보에 불과한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수원시 ‘정책기회과’에서는 석 달간 세금 2,000만원을 썼을 뿐이다.
경기리포트 전경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