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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양공 이일장군의 종손, 경기도박물관에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 기증

조선시대 희귀한 전쟁기록화로 당시 군 복식, 무기, 군사 작전 등을 알려주는 귀중한 문화재- 박물관, 보존처리 후 전시할 계획, 지정문화재 신청 등 문화재적 가치 널리 알리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할 터

【경기경제신문】경기도박물관(관장 박희주)은 10월 21일 경기도의 주요 종중인 용인이씨 판관공파 장양공 이일장군 종손 이종한씨로부터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壯蘘公征討時錢部胡圖)> 등을 포함한 10점의 유물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장양공시전부호도>는 이일장군의 여진족 토벌 작전을 그린 그림으로, 현재 이와 같은 전쟁기록화는 남아있는 것이 매우 드물며, 당시의 군 복식, 무기, 군사 작전 등을 유추해 볼 수 있어 매우 귀중한 문화재로 평가된다.


이일장군(李鎰 1538-1601)은 용인 출신으로 21세의 나이에 1558년 무과에 급제하였다. 여진족의 니탕개 반란(1583)과 녹둔도 침입(1587)이 있자,


1588년 두만강 건너편에 있는 북간도 지역의 시전부락을 토벌하여 300여호를 불사르고, 적의 목 500급을 베는 전과를 올리는 등 북방 방어와 여진족 토벌에 공이 많다. 임진왜란 당시 세자인 광해군을 도와 왜적을 방어하는데도 기여하였다.


용인 처인구 모현면에는 삼도순변사(三道巡邊使) 무용대장(武勇대장) 장양공(壯蘘公) 이일 장군묘가 있으며, 용인 향토유적21호로 지정되어 있다.

 


<장용공정토시전부호도>는 함경북도 병마절도사였던 이일장군이 이 지역을 자주 침략했던 여진족의 시전부락에서 소탕하는 전투 장면을 그린 전쟁 기록화이다.


화면은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맨 위에는 전서체로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壯蘘公征討時錢部胡圖)’라는 제목이 쓰여 있고, 화면 가운데에는 여진족을 토벌하는 전투 장면을 그렸으며, 맨 아랫단에는 당시 이 전투에 참여했던 이일 장군을 비롯하여 휘하 장병들의 계급과 이름이 있는데, 우화열장右火烈將으로 이순신의 이름도 보인다.


전투 장면 그림은 하늘에서 내려다 본 부감법으로 그렸는데, 산과 강 등의 지형과 살벌한 전투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린 화면에서 당시 조선 기병이 사용한 갑옷과 투구, 칼과 창뿐만 아니라 양익 포위진법이라는 전술이 펼쳐지는 모습 등 생생한 전투 상황을 알 수 있다.

 
원래의 그림은 용인이씨 종중에서 선조의 업적을 기리고 후대에 전할 목적으로 그린 것으로, 이일 장군의 손자인 경상좌수사 이견(李汧 1616-1668)이 화공에게 몇 점을 그리게 하여 여러 후손들에게 나누었는데, 세월이 지나 한 점 밖에 남지 않게 되자, 이일 장군의 8세손인 소장 이재관이 1849년에 다시 3점을 모사하였다.



이 그림은 현재 육군박물관과 후손에게 각각 1점씩 전하고 있는데, 이번에 후손이 소장하고 있던 그림을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

 
기증자 이종한씨는 이일 장군의 직계 종손으로 지난 2013년 경기도박물관에서 개최된 <경기명가 기증유물 특별전, 천년의 뿌리_용인이씨> 전시를 계기로 박물관에 위탁한 바 있으며, 이번에 완전히 기증하였다.


그는 “유물이 안전하게 보관되고, 보존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면서 가족회의 열어 기증을 결단하게 되었다. 돌아가신 아버님도 아마 잘 했다고 하실 것 같다.” 고 소회를 밝혔다.

 
경기도박물관은 선조 대대로 보관하여 온 소중한 유물을 박물관에 기꺼이 기증해주신 기증자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유물의 훼손이 심한 편으로 이른 시일 내에 보존처리를 진행하고, 보존처리 후 일반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유물의 문화재적 가치가 큰 만큼은 전문가 평가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그 가치를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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