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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박물관, '푸른 산속 의리주인, 심환지' 특별전 개최

노론 벽파의 영수인 심환지의 정치와 학문세계를 주제로 한 최초의 전시와 학술대회- 정조가 심환지에게 보낸 300여통의 비밀편지 공개

 【경기경제신문】경기도박물관(관장 박희주)은 오는 11월 28일(수)부터 <푸른 산속 의리주인, 심환지> 특별전을 개최한다. 조선시대 정조 시기의 인물인 만포晩圃 심환지沈煥之1730-1802는 노론 벽파의 영수였으며, 문학에도 조예가 깊은 사대부였다.

 


2004년, 청송심씨 안효공파 온양공손 응교공파의 후손인 심천보님으로부터 <심환지 초상화>를 포함한 약 500여점의 소중한 유물을 기증받았다. 기증된 유물로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사실들을 연구하고 전시할 수 있게 되었다.

 
조선시대는 학파가 정파가 되고 붕당을 이루어 정책을 논쟁하는 사회였다. 노론 벽파도 그런 정파 중 하나였다. 반反 사도세자의 세력이자 지금으로 말하면 야당에 속하였다.


그들은 빈한한 삶 속에서도 왕에게 자신의 의견을 올곧게 피력하는 성향을 가진 이들이었다. 또한 정조도 이들의 정신을 높이 사 벽파와 시파를 모두 아우르는 자신만의 탕평 정책을 추진하였다.

 


전시는 크게 5개의 주제로 구성되었다.


1부 ‘생애와 정치역정’ : 심환지는 늦은 나이인 42세에 문과에 급제하고, 51세에 용인 정자평에서 은거생활을 하다가, 비로소 58세가 되는 시점에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형조판서, 병조판서, 이조판서 등 주요 요직을 거친다. 그리고 69세가 되는 해 우의정에 임명된 후 좌의정과 영의정까지 오른다. 그의 호인 만포晩圃처럼 늦은 농사를 짓는 학자라 할 수 있다.

 
2부 ‘노론청류 심환지, 교유와 문학’ : 문인으로서 이서구, 김종수, 윤시동, 조진관 등과 간찰을 통해 교유한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친필 원고인 『벽산여고』를 통해 그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33세 사마시에 합격한 이후의 작품들과 용인 정자평에 은거하며 지은 시들은 그 문학적 가치가 높다. 당대 문학에 대해 평가한 김종수는 그를 “젊어서부터 백발이 되도록 문장에 힘 쓴 사람”이라고 하였다.

 
3부 ‘정조의 심복, 어찰을 받다’ : 이번 특별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정조가 심환지에게 보낸 300여통의 비밀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1796.8-1800.6 약 4년 동안 보낸 어찰인데 『정조실록』, 『승정원일기』와 일치하는 내용이 많아 편지를 통해 막후에서 정치를 조정한 이들의 긴밀한 관계를 알 수 있다.


또한 1800년 6월 15일 정조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임금의 병증이 위중함을 알리는 편지도 확인되었는데, 그간 정조 피살설을 뒤집을 수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정조어찰은 각각 대립되는 입장을 가진 정파를 포용해 국정을 운영하려던 정조의 사전 의견 조율 작업이자 중요한 정국 운영방식이었음을 보여준다.

 
4부 ‘서화수장가로서 심환지’ : 조선 후기 문인들의 유행 중 하나는 중국과 조선의 명필 글씨와 유명화가의 그림을 수장하는 풍조였다. 서화 향유자로서 예술계를 이끈 또 다른 부류인 서화수장가들의 활동이 활발했다.


이중 심환지도 마찬가지로 김상숙의 글씨, 김윤겸의 그림, 겸재 정선과 표암 강세황의 그림을 수집하고 제화시를 덧붙이기도 하였다. 그가 수장했던 서화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5부 ‘사대부 심환지의 유산’ : 심환지는 1802년(순조2) 10월 18일 풍위를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정조는 생전에 심환지에 대해 “벼슬길이 통하고 막히는 가운데 10년 동안 불우하게 지냈어도 굳게 참으며 궁색한 생활을 견뎌냈고, 요직에 올랐을 때도 포의 때의 옛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고 노론 벽파로서 그의 삶을 잘 표현하였다. 심환지가 세상을 떠나자 순조는 문충文忠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전시 개막식은 11월 28일(수) 오후 3시부터 진행된다. 식전행사로 오후 2시부터는 <심환지의 생애와 정치>를 주제로 강연회가 진행된다. 이틀 뒤인 11월 30일(금)에는 <심환지의 정치와 학문세계>를 주제로 특별전 기념 학술대회가 열린다.


이번 전시를 통해 경기도의 사대부 문화에 대해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이해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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