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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종합

【박종명 칼럼】 ‘페이퍼 사무실’에 뿌려지는 혈세, 오산시 언론 조례의 민낯

 

[경기경제신문]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에서 불거진 주거비 지원금 부정수급 의혹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월 최대 70만 원의 지원금을 더 받기 위해 실제와 다른 허위 임대차 계약서를 제출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회사는 즉각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고,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사기죄' 등의 형사책임까지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민간기업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부정수급에도 이토록 엄격한 법적 잣대가 예고되는데, 하물며 시민의 혈세를 집행하는 지자체와 공정성을 생명으로 삼아야 할 언론사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안타깝게도 지금 오산시에서 벌어지는 행태는 삼성전자의 부정수급 의혹보다 결코 가볍지 않은, 구조적이고 대담한 편법의 연속이다.

 

사태의 발단은 2023년 12월 오산시의회가 발의한 ‘오산시 언론관련 예산 운용 조례’였다. 이 조례는 인터넷 언론사의 지원 조건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 뉴스 콘텐츠 제휴(CP) 매체 동시 등록’이라는 극단적인 장벽을 세웠다. 여기에 본사나 주재사무소가 반드시 오산시에 위치해야 하며, 주택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꼼꼼한 규정까지 뒀다. 거대 양대 포털에 동시 입점한 지역 매체가 전무하다시피 한 현실에서, 이는 1인 인터넷 매체들을 향한 사실상의 ‘퇴출 선고’이자 언론탄압이라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했다.

 

당시 오산시는 의회를 상대로 ‘조례안재의결 무효 확인’ 소송을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광고 집행을 중단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판결이 지연되자 오산시는 기이한 ‘우회로’를 열어주기 시작했다. 조례의 형식적 요건인 ‘오산시 내 사무소’를 맞추기 위해, 실제 상주하지도 않는 공유사무실(비상주사무실) 주소를 빌리거나 지인의 공간을 빌려 쓴다는 허위 임대차 계약서를 제출하면, 이를 그대로 인정해 준 것이다. 시는 이 서류를 근거로 회당 수백만 원에 달하는 언론홍보비를 수차례 집행해 오고 있다.

 

이것이 삼성전자의 주거비 부정수급 의혹과 무엇이 다른가. 실제 임대 조건과 다른 서류를 내어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면 이는 명백한 기망행위다. 사실을 정확하고 공정하게 전달해야 할 언론사가 광고비를 타내기 위해 ‘유령 사무실’ 계약서를 만들고, 지자체는 이를 뻔히 알면서도 조례 조건을 충족했다며 예산을 퍼주는 구조다. 법조계 일각에서 사기죄는 물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성립 가능성을 경고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올해 7월 국민의힘 소속 이권재 시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조용호 시장 체제로 전환되었음에도, 공보 행정의 구태와 적폐는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편법과 불법을 거부하고 묵묵히 정론직필을 걷는 진정한 지역 인터넷 언론들만 행정광고에서 배제되는 역차별을 당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올바른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는 오산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오산시는 즉각 공유사무실과 지인 공간을 이용한 위장 사무실 등록 매체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실사 없는 예산 집행은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배임이다. 부정수급이 확인된 광고비는 전액 환수하고 형사고발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시대착오적이고 현실성 없는 조례의 독소조항을 개정하여, '형식적인 주소지'가 아닌 실제 보도 실적과 지역 사회 기여도를 기준으로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해야 한다. 페이퍼 사무실에 뿌려지는 혈세를 방치하는 한, 오산시의 청렴과 행정 혁신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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