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2 (토)

  • 구름많음수원 18.3℃
기상청 제공

문민용 칼럼니스트

【문민용 칼럼】 죽음을 맞아하는 두 부류의 사람

 

빈손으로 사업을 시작해 재벌이 된 50대 남성. 그는 여행 중 우연히 의사와 비서의 전화를 도청하고 절망합니다. 자신은 지금 심각한 암에 걸려 있으며 잘해야 1년 정도 살 수 있다는 것. 절망과 허무…. 지금까지 성공을 위해 무한 질주를 계속해온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통곡합니다.

 

일찍 아내를 잃고 두 딸을 위해 헌신한 삶도 광채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때 문득 죽은 아내가 평소 들려주던 성구가 떠오릅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그는 절규한다. “내 인생에서 이웃을 위한 시간은 없었어.” 그는 전쟁터에서 사귄 친구를 찾아가 돕습니다. 관심의 저편에 묻어두었던 동생을 찾아가 하룻밤을 보냅니다. 계모를 만나 감사를 표시합니다.

 

이제 몇 개월밖에 남지 않은 인생…. 중년의 신사는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면서 비로소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일본 영화 ‘가세키’의 줄거리입니다. 인간은 남을 기쁘게 해야 기쁨을 느끼는 존재로 창조됐습니다.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죽음에 대해 심한 공포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손에 의해 수없이 죽어 간 유대인들의 망령에 시달렸습니다. 히틀러는 한 부하에게 자신의 미래를 예언할 사람을 데려오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자 부하가 그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예언자를 데려왔습니다. “이 사람은 미래에 대한 적중률이 100%입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예언이 빗나간 적이 없습니다. 각하의 미래를 이 사람이 분명히 예언할 것입니다” 히틀러는 자신의 운명을 예언하라고 다그쳤습니다.

 

예언자는 한참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한 후 무겁게 입을 열었습니다. “당신은 유대인의 축제일에 죽을 것입니다. 당신이 세상을 떠나는 날이 곧 유대인의 축제일이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죽음이 곧 타인의 축제가 된다면 이보다 비참한 인생은 없습니다.

 

한 인간의 인생 성적표는 죽음 앞에서 점수가 매겨집니다. 페르시아의 왕이 어느 날 세계적인 현자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인류에 있어서 가장 무서운 죄악이 무엇이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때 그리이스의 현자는 "늙어서 가난하게 사는 것이 악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인도의 현자는 "사람이 도저히 견디기 힘든 고통을 당하기가 가장 어려운 악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페르시아의 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암흑의 세상에 광명을 줄 만한 선을 한 가지도 못 하고 임종을 맞는 것입니다."

 

미국의 어느 시골에 지미라는 소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외아들로 자란 10세의 그는 6세의 어린 여동생을 여간 귀여워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놀던 동생이 자전거에서 떨어졌습니다. 흔히 있던 일이라 처음에는 대단치 않게 여겼더니, 다리의 동맥이 끊겼는지 이만저만 출혈이 심하지 않았습니다.

 

여동생은 백지처럼 창백해지더니, 이내 의식을 잃고 소년이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의사가 달려왔을 때는 소녀는 다 죽어 가고 있었습니다. 의사는 당장에 수혈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소녀와 혈액형이 같은 사람은 지미 소년밖에 없었다. 일분일초도 지체할 수는 없었습니다. 의사는 소년에게 물었습니다. "지미야, 넌 네 동생을 살리기 위해 네 피를 뽑아 줄 수 있겠니?" 순간 소년의 얼굴은 굳어지더니 곧 뭔가 크게 결심한 듯 천천히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의사는 그를 식탁 위에 눕혀 놓고 그의 팔에서 피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의사는 그 피를 소녀의 팔에 수혈했습니다. 그런지 반시간 동안 의사와 가족들은 소녀의 용태가 호전되기만을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차츰 소녀의 맥박이 정상을 찾기 시작하고 그녀의 얼굴에 핏기가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을 놓은 의사는 이마에 고인 땀을 닦으면서, 그제야 식탁 위에 여전히 꼿꼿이 드러누운 채 벌벌 떨고 있는 소년을 발견했습니다. "왜 넌 그러고 있느냐?"고 의사가 물었습니다. 소년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의사에게 들릴까 말까 하는 목소리로 되물었습니다. "난 언제 죽나요?"

 

의사는 그제야 동생에게 피를 뽑아 줘야겠다는 의사의 말을 소년이 잘못 알아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소년은 자기 어린 동생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기 몸 안의 모든 피를 뽑아 줘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피를 뽑아 달라는 의사의 말에 동의했을 때 소년은 자기 동생을 살리기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친다는 데 동의했던 것입니다.

 

벅찬 감동에 의사는 자신의 눈물을 감추지도 못했습니다. 지미는 자기 동생 대신 죽으려 했던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일입니다. 스위스에 있는 한 육군병원에서 가련한 병사가 거의 죽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병사의 아버지는 급히 아들에게 달려왔습니다.

"넌 죽어서는 안 된다. 여기 돈도 있고, 약도, 음식도 원하는 대로 주마." 그러나 아들이 가망 없어 보이자 그제야 아버지는 가방을 열고 빵 보따리를 꺼냈습니다. 그러고는 한 덩이를 떼어 조용히 아들의 입에 넣어 주면서 "네 어머니가 만들어준 거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병사는" 네, 알아요. 참 맛있어요." 하며 그 빵을 먹었는데 그때부터 점점 기운을 차려 소생하였습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