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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용 칼럼니스트

【문민용 칼럼】 지혜로운 사람들

 

   옛날 그리스에 유명한 애꾸눈 장군이 있었습니다. 이 장군은 죽기 전에 자신의 초상화를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화가들이 그려낸 초상화를 보고 장군은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 어떤 화가는 애꾸눈을 그대로 그렸고, 또 어떤 화가는 장군의 심중을 짐작한 나머지 양쪽 눈이 모두 성한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장군은 애꾸눈의 흉한 자기 초상화도 못마땅했지만, 그렇다고 성한 모습으로 그렸던 것은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때 고민하는 장군에게 어리고 이름도 없는 화가가 나타나서 자기가 장군의 초상화를 그려보겠다고 했습니다.

 

장군은 안 미더웠지만 마지못해 허락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장군은 이 무명 화가의 초상화를 보고 매우 만족스러워하면서 후한 대접을 해주었습니다. 그 화가는 장군의 성한 눈이 있는 옆모습을 그렸던 것입니다.

 

   제환공이 고죽을 토벌할 때의 일입니다. 봄에 출정하여 겨울이 되어서야 귀환하게 된 연고로 주위의 풍경이 생경하여 그만 중도에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이때 마침 중신 관중과 습붕이 환공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관중이 환공에게 늙은 말을 풀어 그 뒤를 따를 것을 권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늙은 말을 풀어놓고 그 뒤를 따르니 마침내 길을 제대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산길에 들어섰는데 마실 물이 없어 모두가 기갈에 허덕이게 되었습니다. 이때 습붕이 환공에게 말했습니다. “개미는 겨울에 산의 남쪽에, 여름에 산의 북쪽에 서식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개미집 아래 여덟 자를 파면 거기에 반드시 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산기슭 남쪽으로 돌아 한번 개미집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대로 하였더니 과연 먹을 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관중이나 습붕 같이 지혜로운 자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말이나 개미 같은 동물에게조차 배우기를 서슴지 않거늘 오늘날 사람들은 어리석으면서도 성인의 지혜를 스승으로 삼는 도리를 알지 못하니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유대인 어머니들은 자녀들을 가르칠 때 반드시 이런 질문을 한다. “얘야, 만약 적군이 쳐들어와 집에 불을 지르고 재산을 모두 훔쳐 간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갖고 도망을 가겠느냐?” 자녀들의 대답은 거의 비슷하다. “금과 돈입니다. 값나가는 물건부터 챙겨야지요”

 

유대인 어머니들은 다시 묻습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단다. 곰곰이 생각해 보거라. 그것은 빛도 모양도 냄새도 없지만 가장 소중한 것이란다.” 자녀들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어머니에게 대답을 요구합니다.

 

그때 어머니는 자녀를 가르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지혜다. 지혜는 시련을 당할 때 이를 극복하는 길을 가르쳐준다. 지혜는 가난한 사람을 부자로 만들어준다. 지혜는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명예를 선물한다.”

 

이스라엘이 나라를 잃고 방황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것은 지혜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혜는 인생의 위대한 스승입니다.

 

전국시대의 명의였던 편작에게 의사 지망생이 찾아왔습니다. “저도 선생님처럼 유명한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젊은이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본 편작이 말을 이었습니다. “온 천하를 다녀서 약이 될 수 없는 풀들을 뜯어 오너라” 젊은이는 산야를 헤매고 다녔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선생님 온 천하를 다녀봐도 약이 되지 않는 풀이 없군요. 그냥 돌아가겠습니다” 명의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고 돌아서는 젊은이를 편작이 불러 세웠습니다.

 

“그래 됐어, 하찮은 풀도 약으로 볼 줄 아는 것을 보니 유능한 의사가 될 수 있겠어.” 편작은 젊은이를 제자로 받아들여 의술을 가르쳤고 훗날 젊은이는 편작의 뒤를 잇는 당대 명의로 이름을 날렸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약(藥)이라는 한자어도 풀이라는 뜻의 ‘초두머리’ 밑에 즐거움이라는 뜻의 ‘락’을 씁니다. 치료의 기쁨을 안겨주는 풀이 바로 약이라는 뜻입니다. 들풀 하나도 유심히 살펴 쓰임새를 찾던 옛사람들의 지혜가 아쉽습니다. 건강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지혜가 부족한 시대임이 틀림없습니다. 건강에 대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삶의 지혜를 터득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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